단종 복위 기원하며 되살아난 영주 내죽리 나무… 1982년 보호수 지정 후 수호신 대접
금성대군과 뜻 함께한 권산해 후손이 심은 경주 운곡서원 나무 등 2곳 신규 지정 계획

영주 내죽리 은행나무. 경북도 제공
영주 내죽리 은행나무. 경북도 제공

[블로그뉴스=정수영 기자] 경북도는 최근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영화 ‘왕과 사는 남자(왕사남)’ 속 비운의 왕 단종과 그를 지키려 했던 금성대군의 충절이 서린 은행나무 2곳을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신규 신청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국가산림문화자산은 생태·경관·정서적으로 보존 가치가 큰 유·무형의 산림 자원을 산림청장이 지정하는 것으로, 현재 경북도 내에는 16곳이 관리되고 있다.

이번 지정 신청의 핵심인 영주 순흥면 내죽리 은행나무는 단종 복위를 꾀하다 순절한 금성대군의 넋이 깃든 나무로 유명하다. 실학자 이익의 ‘성호사설’에 따르면, 단종 폐위 후 200년간 말라 죽었던 이 나무는 단종이 복위되고 희생자들을 기리는 제단을 쌓자 기적적으로 새잎을 틔웠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마을 주민들은 신비롭게 소생한 이 나무를 부활한 단종의 몸이라 믿어왔으며, 1982년 보호수 지정 이후 지금까지도 마을의 수호신으로 극진히 모시고 있다. 영화 ‘왕사남’에서 묘사된 비극적인 서사가 고스란히 배어 있는 상징물이다.

함께 지정을 추진하는 경주 강동면 왕신리 운곡서원 은행나무에도 뜨거운 충절이 서려 있다. 이 나무는 금성대군과 함께 복위를 모의하다 목숨을 잃은 권산해의 후손 권종락이 영주 내죽리 은행나무의 가지를 가져와 심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을이면 서원 전체를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독보적인 경관을 자랑해 역사적 의의와 심미적 가치를 동시에 갖췄다.

경북도는 영화 흥행으로 급증하는 역사 관광 수요를 반영해, 이들 산림 자원을 활용한 방문객 유입 확대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방침이다.

최순고 경북도 산림자원국장은 “경북을 단순한 관람을 넘어 역사적 스토리텔링이 결합된 산림 관광의 중심지로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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