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자료사진) 2020.10.2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이 2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백신접종 일정이 가시권에 들면서 집단면역 형성을 통해 코로나19가 주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6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정부가 계약을 통해 확보한 코로나19 백신은 5600만명분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000만명분을 비롯, 얀센 600만명분, 화이자 1000만명분, 모더나 2000만명분, 백신 공동구매 연합체인 코벡스 퍼실리티를 통한 1000만명분이다.

정부가 확보한 백신 물량은 일단 집단면역에 필요한 수준은 상회한다는 평가다. 집단면역은 전체 인구의 60~70%에서 면역력이 형성되면 감염병 확산이 억제될 수 있다는 개념이다. 한국 사회 전체 인구를 5000만명으로 잡았을 때 최소 3000만명 이상에서 면역력이 생겨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방역당국은 오는 2월부터 9월까지 의료인이나 노인층 등 우선접종대상자 3600만명에 대한 접종을 마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3분기 정도까지는 우선 접종 대상자의 접종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물량·인력·시설 확보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집단면역 형성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집단면역 효과를 기대하려면 접종 대상자들에 백신을 단기간 내에 놓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백신의 항체 유효기간 안에 모두 맞아야 면역력의 단체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접종이 예정된 코로나19 백신들의 항체형성 기간은 3~6개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2월에 맞은 사람에게 형성된 항체가 겨울이 되면 신통치 않을 수 있다"며 "짧은 기간 안에 집중적으로 맞아야 단체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 교수는 "한달 반 정도에 거쳐 집중적으로 접종을 하는 독감을 생각하면 쉽다"고 덧붙였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백신의 항체형성 효과가 6개월은 간다고 하지만 백신마다 다를 것"이라며 "2월에 맞은 사람의 항체효과가 언제까지 갈지 알 수 없는 만큼 늦어도 두세달 안에는 한 번에 맞아야 집단면역이 형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집단면역이 형성되더라도 마스크를 벗거나 거리두기가 해제되는 식으로 일상이 회복되는 것은 연내에는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신축년 새해 첫 출근일인 4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출근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1.1.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전병율 차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1회 접종으로 장기 예방효과가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니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며 "마스크를 벗는 시기는 아무리 빨라도 내년 1분기는 지나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기석 교수도 "항체가 형성된 사람은 바이러스가 몸 안에 침투하지는 않을지 몰라도 여전히 입이나 코에는 바이러스가 옮겨질 수 있고, 그에 따른 감염 가능성도 계속될 것"이라며 "백신 접종이 완료돼도 올해 안에는 마스크를 벗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백신을 통한 코로나19 집단면역 형성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는 "집단면역은 홍역처럼 한 번 맞은 예방접종의 면역력이 평생 가야 생기는 것"이라며 "코로나19는 예방접종 유효기간도 미지수인데다 변이도 계속 일어나는 만큼 집단면역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 "집단면역은 모든 인구가 무작위로 접촉하는 상황을 가정하는 것"이라며 "현실에서는 학생들은 학생끼리 노인은 노인들끼리 만나는 식인 만큼 유행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기 교수도 "추가적인 백신이 나온다면 독감처럼 관리는 가능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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