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에 단 하루, 금기를 뛰어넘는 사랑이 허용되는 사파의 ‘사랑시장’

소설가 방현석 신간 ‘사파에서’ 표지. (도서출판 아시아 제공)
소설가 방현석 신간 ‘사파에서’ 표지. (도서출판 아시아 제공)

[블로그뉴스=최예원 기자] 도서출판 아시아가 방현석의 신작 소설 ‘사파에서’를 출간했다.

소설은 사파를 무대로 한 아주 독특한 러브스토리를 그린 작품이다. 사파는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북서쪽으로 약 300㎞ 떨어진 해발 1500m의 산악 지역이다. 소수민족의 도시인 사파에는 ‘사랑시장’이란 금기를 뛰어넘는 특별한 문화와 전통이 있다. 사랑시장이 열리는 매년 3월 27일, 이날은 누구나 자신의 사랑을 찾아 하룻밤을 보내는 것이 허용되고 이날의 일은 불문에 부쳐진다.

베트남에서 근무하는 소설의 주인공은 한국에서 찾아온 정민과 함께 사랑시장이 열리는 3월 27일 사파로 간다. 죽음을 앞둔 정민과, 한평생 그녀만을 애틋하게 바라보며 살아온 주인공이 찾아간 사랑시장에는 더 아픈 사연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루지 못한 사랑의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일 년에 단 한 번 자신의 사랑을 만나 그리움을 채우는 곳인 동시에 금기를 뛰어넘은 사랑이 허락되는 사파의 몽환적인 밤을 그린 작가 방현석의 문체는 한 편의 시처럼 서정적이다.

이수명 시인은 사파에서를 “한 편의 시 같은 이미지다.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이러한 세계의 다정한 아름다움만큼이나 두 사람의 묵시적 사랑은 고요하고 치명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어떠한 위협 앞에서도 인간의 존엄을 낮추지 않는 인상적인 인물을 주로 다뤄 온 방현석의 지난 소설들과는 결을 달리하는 작품이다. 섬세하고 감각적인 문체가 돋보이는 이 소설을 통해 방현석은 가늠하기 어려운 사랑의 실체에 대한 질문과 대답을 함께 던진다.

사파에서는 국내 출간 전 일본어와 베트남어로 먼저 번역된 작품이기도 하다. 일본어판 번역자 김훈아는 “단 하루의 열정으로 한 해를 버텨내고 그날의 달콤한 기억과 기대로 하루하루의 고통을 견딜 수 있게 해주는 곳, 사파.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것은 그런 기억과 열정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베트남어판 번역자이자 호치민대 교수인 응웬 티 히엔은 “단숨에 읽고 번역하기로 했다”며 “한국 작가가 들려주는 베트남 ‘사파’의 사랑 이야기를 전 세계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어떤 사람은 이 하루를 기다리며 일 년을 견뎌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이 하루의 힘으로 또 일 년을 살아낼 것이다.” 작가 방현석은 소설 사파에서를 이 두 문장으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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