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하지만 중요한 남극동물의 사생활 표지. 지오북 제공.
사소하지만 중요한 남극동물의 사생활 표지. 지오북 제공.

[블로그뉴스=옥지원 기자] 자연생태 관련 도서를 전문으로 출판하는 지오북이 남극과 북극 전문 연구기관인 극지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남극생물학자의 연구노트’ 시리즈를 올해부터 5년 동안 전 9권을 출간한다.

이 시리즈는 남극생물학자들이 연구 활동을 하면서 겪은 경험이나 연구 관찰 기록, 아이디어를 적어놓은 노트와 현장 사진을 생생하고 풍부하게 엮은 책이다.

그 첫 번째는 김정훈 박사의 ‘사소하지만 소중한 남극동물의 사생활’로 세종기지가 있는 ‘킹조지섬’ 편이다.

박사가 만난 남극동물은 새하얀 눈 위에 뒤뚱거리며 걷거나 뒹굴거리는 펭귄과 물범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매년 녹아내리며 후퇴하는 빙하, 하얀 눈이 아닌 하얀 배설물에 덮인 땅,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로 부화도 못한 채 죽어버린 펭귄의 알이 오물에 섞여있고, 살아남기 위해 동족까지 잡아먹는 동물들의 사투 현장을 소개한다.

이 책은 가능한 ‘동물’들의 관점과 시각에서 다큐멘터리적인 기법으로 풀어냈다. 필름을 여러 컷 이어붙인 것 같은 연속 사진,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말풍선은 남극동물들의 삶을 더욱더 생생하고 현장감 있게 보여준다.
 
책에서는 남극 중에서 바톤반도에 살고 있는 주요 동물과 때때로 방문하는 동물들의 이야기까지 만날 수 있다. 길을 잃고 흘러들어온 동물들을 만나는 순간은, 남극에서 긴 시간 머무는 생물학자들만이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즐거움이기도 하다. 우리는 남극생물학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생물의 다양성을 접하고 의외의 즐거움도 공유하게 된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많은 고난과 역경이 있듯, 남극동물의 삶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들의 서식지와 삶을 너무나 쉽게 망치기도 한다. 저자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황제펭귄 서식지의 파괴 등에 대한 현실을 꼬집는다.

환경 보호가 더욱 중요해지는 이 때, 그저 막연한 끄덕임이 아닌, 우리가 지켜주어야 할 동물들의 삶을 다시 한 번 돌아봐야 할 순간이다. 먹고, 배설하며, 가족과 자신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낯설지 않은 그들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그들을 존중하고 보호해야 하는 이유를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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