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단지. 2021.1.1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2030'세대가 아파트 거래시장의 '큰손'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의 3분의 1 이상을 30대 이하가 매입했다. 월별로도 지난해 최고 비중을 기록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아파트 매입자는 총 10만6027명으로 전월(8만9660명) 대비 18.25%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20대 이하와 30대 매입자의 합은 총 3만6177명으로 전체의 34.12%에 달한다.

30대 이하 매입자는 지난해 1월 29.07%에서 계속 상승해 8월 31.07%를 기록하면서 30%선을 넘겼다. 이후에도 비중이 점차 늘어 12월에는 3분의 1을 넘어섰다.

연령대를 세분화하면, 지난해 12월 30대 매입자는 2만9079명으로 전체의 27.43%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40대가 27.19%, 50대가 18.57%, 60대가 12.08%다. 20대 이하도 6.69%에 이르렀지만, 70대 이상은 5.73%에 그쳤다.

월별 30대 매입자 비중이 40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중 12월이 유일하다. 20대 이하 매입자가 70대 이상 매입자를 앞선 것 역시 마찬가지다.

시도별 2030 매입자가 가장 많은 곳은 경기도로 총 1만1709명이 아파트를 사들였다. 이는 경기도 전체 매입자수(3만495명)의 38.4%다.

지난해 12월 서울의 아파트 총 매입자수는 8764명이다. 그중에서 30대 이하 매입자는 3850명이다. 비중으로 따지면 43.93%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를 부모의 금전 지원 없이 20대나 30대 초반이 아파트를 매입하긴 쉽지 않다. 특히 일부 비규제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대출규제를 적용해 주택담보대출 한도도 적다.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심리에 일부 부모들이 자금 지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30대 후반 연령대를 제외하면 2030세대가 부모의 도움 없이 서울 혹은 서울과 인접한 경기권에 아파트를 매입하긴 쉽지 않다"며 "대출은 물론이고 부모 세대의 금전 지원도 있었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같은 추세는 늘어나는 증여와도 관련이 있다"며 "집값이 최소한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심리와 계속되는 규제기조에 이미 보유한 아파트를 넘기거나 자금 지원을 해서 자녀에게 집을 마련해주자는 부모들의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2030세대의 매입 증가와 함께 아파트 증여 역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국 아파트 증여건수는 9898건을 기록해 지난 7월(1만4153건)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지난해 전체로 보면, 아파트 증여는 9만1866건으로 2006년 관련 통계가 공개된 이래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일단 아파트는 금액이 크기 때문에 상승, 하락에 따른 진폭 역시 크다"며 "앞으로 집값이 하락할 수도 있고 상승할 수도 있지만, 만약 가격이 오른다고 가정했을 때 그 상승폭을 주택을 매입한 젊은 세대가 누릴 수 있다면 내 집 마련을 못 한 동년배와의 격차가 크게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아파트 가격이 하락으로 돌아서지 않고, 가격 방어라도 될 것이라는 전망이 기저에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은 가격 상승심리가 유지되는 한 증여와 더불어 젊은 세대의 아파트 매입 역시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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