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트레이너 겸 유튜버 '핏블리'가 3일 '집합금지명령 2주 연장…. 소주 좀 마시겠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린 동영상. 텅 빈 헬스장에서 소주를 마시며 울분을 삭히고 있다.(핏블리 유튜브 채널 갈무리)© 뉴스1

'집합금지명령 2주 연장…. 소주 좀 마시겠습니다'

유명 헬스 트레이너 겸 유튜버 '핏블리'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연장 결정 소식에 끝내 눈물을 흘렸다. 지난해 여름 텅 빈 헬스장 안에서 치킨을 먹는 영상을 찍었다가 '타락헬창', 'BJ치즈볼' 등 별명을 얻으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정부의 집합금지명령이 해를 넘기자, 핏블리는 아무 말 없이 강소주를 들이켜며 속을 달래야 했다.

신축년(辛丑年)이 밝았지만 시장은 어느 때보다 차갑게 얼어붙었다. 연초는 한해 중 소비심리가 가장 높게 일어나는 시즌이지만, '코로나 쇼크'가 전국을 뒤덮으면서 '신년 특수'가 완전히 실종됐다.

헬스클럽과 백화점은 초상집 분위기다. 헬스클럽은 새해에 회원이 가장 몰리는 업종이지만, 집합금지업종으로 분류되면서 '매출 0원'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했다. 백화점도 새해 첫 주말 고객이 절반 아래로 줄면서 속이 새까맣게 타들었다.
 


"먹방으로 버텼는데"…핏블리, 2.5단계 연장에 '강소주'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유튜버 핏블리는 '집합금지명령 2주 연장…. 소주 좀 마시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핏블리는 텅 빈 헬스장 안에서 소주 1병을 10분여에 걸쳐 마셨다. 안주도, 말도 없었다. 이따금 울분이 북받쳐 오르는 듯 손으로 얼굴을 감싸거나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헬스장 문을 닫은 상황에서도 '먹방'을 찍으며 긍정의 아이콘으로 떠올랐지만, 이날은 고개를 푹 숙이고 말았다. 핏블리는 소주 한 병을 비운 뒤 "버티고 버텨서 힘을 내겠다. 무너지지 않겠다"는 말을 남기고 방송을 종료했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정부가 이날부터 17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를 2주 연장하기로 결정하면서 전국 헬스클럽에 비상이 걸렸다. 1년 중 가장 회원이 많이 몰리는 연초에 헬스장 문을 닫아야 하는 극한 상황에 내몰렸다.

한 대형 헬스클럽 브랜드 관계자는 "헬스클럽 집합금지명령이 2달째 이어지면서 '매출 0원'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이전보다 매출이 40% 이상 급감했다"고 고백했다.

다른 헬스클럽 관계자도 "새해는 체중 감량을 결심하거나 몸매 관리를 시작하려는 욕구가 가장 높아지는 시기"라며 "수요가 가장 몰릴 때 아예 문을 닫으라고 하니 목이 졸리는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상당수 헬스클럽이 '폐업' 위기에 몰리자, 급기야 '과태료 폭탄'을 감내하더라도 영업을 강행하겠다는 헬스클럽도 등장했다. 고경호 대한피트니스경영자협회 실장은 "1월4일부로 헬스장 운영을 강행할 것"이라며 "단속과 과태료를 피할 수 없겠지만, 망하는 것보다 낫지 않겠나"고 반문했다.

집합금지명령 대상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강하게 제기했다. 고 실장은 "스키장이나 태권도는 운영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면서 헬스장, 복싱장, 실내스크린골프장은 왜 닫아야 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열화상카메라를 통과하고 있다. /자료사진 © News1 김유승 기자

 


백화점도 '새해 특수' 실종…"주말 고객 절반 넘게 줄었다"


백화점도 새해 손님이 절반 이상 빠지며 '특수'가 실종됐다. 백화점 전체가 문을 닫는 '3단계 셧다운'(Shut down) 사태는 가까스로 면했지만, 코로나19 대확산이 연말연초에 퍼지면서 진통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새해 첫 주말이었던 지난 3일, 서울 명동의 한 백화점은 오후까지 썰렁한 적막감이 감돌았다. 평일에도 긴 대기줄이 만들어졌던 명품관도 이날은 한산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한 남성 의류매장 직원 A씨는 "12월, 1월은 손님이 가장 붐비는 시즌이지만, 올해는 거짓말처럼 발길이 뚝 끊겼다"며 "작년보다 손님이 50% 넘게 줄어든 느낌"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백화점은 곤두박질치는 실적 앞에서 발만 동동 구르는 실정이다. 평상시였다면 할인 행사와 프로모션을 대대적으로 쏟아부었겠지만,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 족쇄에 묶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배제한 것만으로도 가슴을 쓸어내려야 하는 처지"라며 "새해라고 해서 할인이나 이벤트를 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정부 정책에 따라 모든 행사를 취소하고 방역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실적 악화가 불 보듯 뻔하지만, 별달리 손쓸 방법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저작권자 © 블로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