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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증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폭락장을 딛고 사상 최고치로 급반등한 것에는 이른바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종목의 약진이 있었다. 시가총액 1위 대장주 삼성전자가 반도체 슈퍼사이클 진입 기대감에 사상 처음으로 8만원을 돌파하며 '8만전자'에 안착한 것도 주된 요인이었다. 이들 종목이 상승장을 주도하면서 코스피 지수는 어느새 3000시대 개막을 그리고 있다.

1일 <뉴스1>이 신영증권 김학균·현대차증권 노근창·미래에셋대우 서철수·KB증권 신동준·하나금융투자 조용준·SK증권 최석원·신한금융투자 윤창용·삼성증권 오현석·키움증권 김지산·교보증권 김형렬 등 국내 주요 증권사 10곳의 센터장들을 대상으로 새해 증시 전망 등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리서치센터장들은 내년 국내 증시에서 BBIG의 선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특히 배터리, 인터넷, 게임, 그리고 반도체, 친환경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리서치센터장들이 꼽은 유망종목으로는 삼성전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BIG(배터리·인터넷·게임/환경)+S(반도체), 그리고 친환경


설문에 응답한 센터장 중 상당수는 내년 국내 증시에서 BBIG 종목 중 BIG의 상승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반도체와 친환경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SK증권의 최석원 센터장은 내년도 키워드로 'BIGS'를 제시했다. BIGS는 배터리, 인터넷, 게임, 그리고 반도체(Semiconductor)를 의미한다. 최석원 센터장은 "상반기 중에는 경기 회복 기대를 반영한 경기 민감주가 증시 상승을 견인하겠지만 1년 전체를 놓고 보면 올해 키워드 전망은 'BIGS'"라고 했다. 그는 BIGS가 종목 외에도 '대형주'를 의미하기도 한다며 "연간 전체적으로 봤을 때 트렌드 변화와 외국인 매수 증가가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의 조용준 센터장도 "코스피 이익 추정치에 높은 기여를 한 업종을 보면 반도체와 운송, 자동차, 화학 등 대부분 경기 민감주 업종"이라며 "주요국들의 설비 투자 집행이 아직 초입 단계라면 향후 이익 추정치는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친환경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신한금융투자의 윤창용 센터장은 "반도체와 BBIG가 지속적으로 장세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2025년까지 계획된 한국판 뉴딜 정책에 따라 내년부터 연평균 30조씩 투입될 예정이고 수혜를 볼 수 있는 종목은 BBIG와 신재생 에너지"라고 했다. KB증권의 신동준 센터장도 'Green', 즉 환경을 포함한 'BIG(바이오+아이티+그린)'를 키워드로 제시했다.

현대차증권의 노근창 센터장은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친환경을 뜻하는 SBBE (Semiconductor, Battery, Bio, Enviroment)을 제시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센터장도 반도체, 자동차, 정유·화학을 키워드로 꼽았다.

전통 제조업의 선전을 기대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은 "순환적 경기 회복과 낮은 밸류에이션과 배당 메리트에 따라 전통 제조업의 선전이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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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네이버·카카오, 올해에도?


지난해 국내 증시에서 가장 성장한 종목은 단연' 언택트(비대면)' 대표 종목인 카카오와 네이버다. 코로나19발 언택트 열풍이 불면서 카카오와 네이버의 주가는 각각 연초 대비 153%, 56%, 시총액은 연초 대비 160%, 56% 가량 불었다.

국내 주요 증권사 센터장들은 내년에도 언택트 종목의 상승세는 계속 될 것이라고 봤다. 설문에 응답한 9개 증권사 중 신한금융투자, KB증권, SK증권, 하나금융투자, 삼성증권, 현대차증권, 교보증권 등 총 7개 증권사가 내년에도 언택트주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신한금융투자의 윤창용 센터장은 "주식시장이 실물 경기 대비 양호했던 이유 중 하나는 비대면 사회에 적합한 기업들의 시가총액 비중이 상당히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에 따른 실물 경기 침체에서 한발 빠져 나와 있는 기업들로, 새해에도 역시 실물경기 회복과 관계 없이 언택트주에 대한 전망은 밝다"고 했다.

KB증권의 신동준 센터장도 "내년에는 코로나19로 부진했던 광고 산업이 회복국면에 진입하고 신사업 확장도 지속될 것"이라며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웹툰 중심으로 핵심 IP를 확보한 가운데 게임 신사업 영업에서 콘텐츠 매출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SK증권의 최석원 센터장은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신기술 혁명은 진행 중이었고, 코로나19 사태로 더 빨라진 것일 뿐"이라며 "특히 한번 나타난 변화는 되돌려지지 않을 것이고, 플랫폼, 배터리 등 신기술 기업들의 성장과 주가 상승은 계속 진행 중"이라고 했다.

반면 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과 서철수 미래에셋대우 센터장은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학균 센터장은 "밸류에이션 부담과 규제 리스크, 글로벌 빅테크 규제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서철수 센터장은 "언택트 주식들이 크게 흔들리지는 않겠으나 로테이션 상황이 올 경우 퍼포먼스는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내년에도 삼성전자…10명 중 9명이 '픽'


센터장들은 올해 주식시장에서 가장 유망한 종목으로 '삼성전자'를 꼽았다. 설문에 응답한 10개 증권사 가운에 현대차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SK증권, 교보증권, 하나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등 9개 증권사가 삼성전자를 유망주에 포함했다. 반도체 업황의 슈퍼 사이클과 주주환원 정책 강화 등이 이유다.

신한금융투자의 윤창용 센터장은 "올해 1분기부터 D램 가격 상승이 전망되며 메모리 반도체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스마트폰, TV 등 세트 수요 회복 및 미국의 화웨이 제재 반사 수혜로 IM(IT·모바일) M/S(시장점유율)상승이 기대된다"고 했다.

키움증권의 김지산 센터장도 "D램이 슈퍼사이클에 진입하고 D램의 업사이클까지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히 남아 있다"고 했다.

SK하이닉스(하나금융투자,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롯데케미칼(하나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 키움증권), 포스코(하나금융투자, 삼성증권, 키움증권), 네이버(교보증권, 하나금융투자), 삼성바이오로직스(하나금융투자, KB증권), 카카오(하나금융투자, 삼성증권), 삼성SDI(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등도 유망 종목에 올랐다.

반면 올해 비중을 줄여야 하는 업종으로는 유틸리티(KB증권, 신영증권, 미래에셋대우)와 콘택트(현대차증권, SK증권) 등이 꼽혔다. 이밖에도 금융 산업재, 바이오, 통신서비스 등도 언급됐다. 신동준 KB증권 센터장은 "유틸리티의 경우 연말 배당 매력에 따라 주가가 오른 후 올해 증시에서 다시 소외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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