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 모 중식당에서 한 테이블에 손님 5명이 함께 모여 식사를 하고 있다.2020.12.24 /뉴스1 ©News1

"7명이 떨어져 앉으면 되지 않느냐?"(손님) "절대 안됩니다."(식당주인)

5명 이상의 모임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이 수도권에 이어 광주을 포함한 지방에서도 24일 0시부터 시행됐다. 점심시간을 맞아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식당들이 대부분이었으나 일부에서는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 목격됐다.

시행 첫날인 이날 낮 12시쯤 광주 서구 치평동에 위치한 한 유명 중식당. 점심시간이 되자 식사를 위해 인근의 직장인들이 식당을 찾아 빈자리가 없을 정도다.

광주시청과 인접한 곳으로 시 공무원들도 즐겨 찾는 식당이라 4명으로 일행을 맞춰 식당에 들어서는 모습이다.

그러던 중 5인 일행이 들어섰고, 이들은 원형테이블에 앉아 주문한 뒤 식사를 기다렸다.

개별 방으로 만들어진 곳에도 또 다른 일행 5명이 들어서면서 5인 이상 모임 금지 행정명령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이에 다른 테이블 손님들은 계속해서 5인 일행 테이블을 힐끔힐끔 쳐다보면서 불편한 내색을 내비쳤다.

5인 일행 손님을 주시하던 한 손님인 박모씨(37)는 "행정명령 하나마나인 듯하다"며 "일부러 4명만 맞춰 방역수칙을 지킨 우리가 오히려 바보가 아닌가 싶다"고 인상을 찌푸렸다.

식당 업주는 "코로나19 때문에 안 그래도 힘들어 죽겠다"며 "손님 1명도 귀한데 손님을 어떻게 문전박대하겠냐"고 토로했다.

광산구 한 카페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광산구 송정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는 테이블과 의자에 '5인 이상 착석 금지' 팻말이 설치됐고, 이용객 대부분도 4인 이하로 구성됐다.

하지만 방역수칙을 무시한 일부 손님들로 카페 내 다른 이용객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양복을 입은 남성 3명은 카페를 찾아 음료를 주문한 뒤 테이블에 착석했고, 뒤이어 남성 2명이 가게에 들어섰다. 3명이 앉은 테이블 옆에 앉아 서로 명함을 주고받는 상황이 벌어졌다.

누가 봐도 한 일행으로 보였고, 이들은 테이블 두 개를 사용하며 방역수칙을 '지키는 척'했다.

반면 방역수칙을 지키기 위해 손님을 다시 돌려보내는 식당도 있었다.

서구 동천동에 위치한 한 부대찌개 가게에는 7명이 식당을 찾자 종업원은 당황한 기색이었다.

종업원이 입장이 불가하다고 말하자 7명 일행 중 한 여성은 "점심은 괜찮지 않나요? 저녁부터 적용되지 않나요?"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7명이 떨어져 앉으면 되지 않느냐"고 물었지만, 종업원의 돌아오는 답은 결국 '안된다'였다.

식당 내에는 20개의 테이블이 있었으나, 손님은 고작 6팀밖에 없던 식당은 손님을 어떻게든 잡고 싶었던 심정으로 "정말 죄송하지만, 배달이 가능하니 사무실로 배달해드리겠다"고 말했다.

7명 일행은 4~5분가량 매장 안을 서성이다가 배달 권유를 뿌리치고 식당 밖으로 나섰다.

광주시는 이날부터 내년 1월3일까지 강화된 방역대책을 시행했다.

강화된 방역대책 중에는 식당·카페는 5인 이상 예약과 동반 입장이 금지되며, 위반 시 감염병 관련 법률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한다.

영업시간도 오후 9시로 앞당겨졌으며, 이후에는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방역당국은 5인 이상 사적 모임도 갖지 않기를 강력히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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