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접종 후 연쇄사망 '불안감'…"접종 보류" "그래도 해야"
독감백신 접종 후 연쇄사망 '불안감'…"접종 보류" "그래도 해야"
  • 이승환 기자,황덕현 기자
  • 승인 2020.10.2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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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잇따르자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2일 오후 1시 독감 백신 접종이 시작된 대구 북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북지부 앞 주차장이 한산한 모습이다. 이곳은 독감 백신 접종을 위해 많은 시민들이 거리두기를 지키며 줄지어 기다리던 공간이다. 2020.10.22/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독감(인플루엔자) 무료 백신'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망자가 서울을 포함해 전국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다. 백신 접종을 시행 중인 병원에는 발길이 끊겼고 시민들은 "불안하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접종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으나 의료계는 '백신을 잠정 중단하라"고 촉구한다. 혼란에 빠진 상황이 지속되면서 정확한 사인 규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 강남에 사는 최모씨(61)는 "매년 이맘때 독감 백신을 맞았으나 올해는 건너뛰기로 했다"며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는 것을 보고 아직까지 접종하지 않았다는 게 다행으로 느껴질 정도"라고 말했다.

영국에 거주하다가 최근 귀국한 이모씨(40)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에 '백신 포비아'까지 확산하는 것을 보고 귀국 시기를 잘못 잡았나 생각이 들 정도"라며 "한국 의료 수준이 높다는 것을 확신하지만 당분간 백신 접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2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기준,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후 사망 신고한 사례는 25건(명)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80세 이상 9명, 70대 12명, 60대 1명, 60세 미만 3명이다. 70·80대만 21명으로 전체의 84%를 차지한다.

성남시 등에 따르면 기저질환이 있던 80대 노인 A씨는 지난 19일 오전 접종 약 한 시간 후 쓰러졌다. 그는 응급차로 성남의료원으로 이송됐지만 병원 도착 당시 이미 숨진 상태였다.

강원 춘천에 이어 홍천에서도 접종 후 부작용으로 숨진 것으로 의심되는 사망사례가 발생했다. 대구에서도 70대 남성이 백신을 무료로 접종한 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시 강남구와 영등포구 등에서도 백신 접종 뒤 사망한 사례가 확인됐다. 유족들은 "도대체 사망한 원인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 접종을 시행 중인 병원은 그야말로 한산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서울 동남권에 있는 A종합병원 관계자는 지난 22일 "오전까지는 독감백신 접종 희망자가 1명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소재 종합병원 관계자도 "오전 중 백신 접종 희망 환자가 없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그래도 백신을 맞는 게 좋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당분간 접종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잖아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은 오는 29일까지 일주일간 인플루엔자 국가 예방접종 사업을 잠정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백신 접종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질병관리청이 백신과 사망 사례 간 인과관계를 먼저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보건당국 입장은 다르다. 질병관리청은 역학조사와 부검을 통한 사인 규명에 나섰지만 '백신 접종 사업'을 계속할 것이라는 방침을 잡은 상태다.

천은미 이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사망과 백신 간 인과관계를 비롯한 사인을 규명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부검을 한다고 해도 그렇다"며 "다만 정부는 백신이 어떤 식으로 유통·조달됐는지 선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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