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한푼 없이 집 샀다…전셋값 오르자 '무갭투자' 횡행
돈 한푼 없이 집 샀다…전셋값 오르자 '무갭투자' 횡행
  • 국종환 기자
  • 승인 2020.09.27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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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주거지역의 모습.© News1 김진환 기자

#. A씨는 최근 수도권 아파트를 자기 돈 한푼 들이지 않고 매입했다. 집값이 1억6500만원인데 전세를 이보다 높은 1억7500만원에 세입자를 구했기 때문이다. 전세금으로 집값을 내고도 돈이 남아 세금과 중개수수료마저 해결했다. A씨의 집값은 고스란히 세입자가 부담한 셈이다.

전세 품귀가 심화하고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수도권 소형 아파트 및 중저가 단지를 중심으로 본인 돈 한푼 없이 전셋값에 의존해 집을 사는 일명 '무갭투자'가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금천구 가산동 소형 아파트인 비즈트위트바이올렛5차 전용면적 12㎡ 주택형(9층)은 지난달 18일 1억원에 매매된 뒤, 약 2주 후인 이달 6일 매매가보다 1600만원 비싼 1억16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전세금으로 집값을 충당하고도 남는 수준이다.

강서구에선 방화동 에어팰리스 전용 14.5㎡(3층)가 7월 초 1억800만원에 매매됐는데, 같은 달 말 1억1000만원에 전세가 계약됐다. 전세 시세가 강세를 보이면서, 매수인은 집을 사고도 200만원을 더 확보하게 됐다.

인근 수도권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상하동 대우아파트 전용 59㎡(8층)은 7월 1억6500만원에 거래된 뒤, 8월 1000만원 비싼 1억7500만원에 전세 계약이 됐다. 전세 품귀 현상으로 비싼 값에도 어렵지 않게 세입자를 구했다. 전체 432가구인 이 단지는 현재 전세 매물이 '제로'(0)다.

고양시 일산동구 중산동에서는 중산1단지두산아파트 전용 59㎡(2층)가 8월 1억7500만원에 거래된 것이, 같은 달 1000만원 높은 1억8500만원에 전세 계약됐다.

최근 실거주 의무 강화, 청약대기 수요 증가, 임대차보호법 시행 등으로 전세 품귀가 심화해 전셋값이 크게 오르자, 일부 투자수요들이 전세가와 매매가의 차이(갭)이 줄어든 것을 이용해 '무갭투자'를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주요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전세가, 매매가 갭 적은 지역 추천해주세요', '투자금 0원, 무갭투자 구합니다' 등 무갭투자 관련 게시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중개업계 한 관계자는 "집값이 저평가되고 전세 수요가 풍부한 곳을 중심으로 비용 부담이 적은 갭투자 문의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며 "요즘과 같이 집값이 보합이고 전셋값이 강세인 상황에서 갭투자 시도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집값이 하락할 경우 무갭투자는 '깡통전세'(집을 팔아도 전세금을 돌려받기 어려운 상황) 문제로 번질 수 있다"며 "세입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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