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은 왜 고통분담 안하나? 코로나로 드러난 등록금 '민낯'
교수들은 왜 고통분담 안하나? 코로나로 드러난 등록금 '민낯'
  • 박상휘 기자
  • 승인 2020.06.2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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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정치공동체 청년하다 소속 학생들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등록금 반환 요구 청년학생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6.2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우리나라 사립대학 연평균 등록금은 2018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운데 4위다. 반면 고등교육 부문의 학생 1인당 공교육비 지출액은 평균의 3분의 2 밖에 되지 않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전국적으로 대학교마다 등록금 반환 요구가 거세다. 지난 2011년 반값등록금 운동 이후 등록금 관련 이슈로는 가장 큰 규모다.

그러나 대학들은 등록금을 반환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인건비는 그대로인 반면, 원격수업을 진행하면서 설비 지출이 늘었고, 방역과 출입통제를 강화하는데 지출이 또 들어갔다는 것이다.


대학은 대학의 역할을 다했나?


2018학년도 우리나라 사립대 연평균 등록금은 8760달러(1044만원 가량)로, OECD 회원국 가운데 네번째로 높다.

상위 국가를 살펴보면 1위는 미국(2만 9478달러), 2위 호주(9360달러), 3위 일본(8784달러) 순이었다. 단순 비교로는 4위이지만 숫자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은 더 큰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우리나라의 국공립대 재학생 비율은 18%에 불과한데 반해 미국과 호주는 각각 67%, 94%에 달한다. 비용이 많이 드는 사립대 재학생 비율이 낮다는 뜻이다. 일본은 26% 수준이지만 우리나라와 장학금 규모와 지원 받는 비중이 다르다.

그렇다고 국공립대 연평균 등록금이 낮은 것도 아니다. 국공립대 연평균 등록금은 2년 전보다 174달러 증가한 4886달러로 조사 대상 국가 중 8위였다.

반면, 정부와 민간이 교육기관에 투입하는 공교육비 지출액은 고등교육 부문에서 학생 1인당 1만486달러로 OECD 평균(1만5556달러)의 67%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등록금이 비싼 사립대도 마찬가지다. 한국사학진흥재단에 따르면 2018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전국 192개 사립대학 교비 회계 지출 중 학생에게 돌아가는 연구 및 학생 지원 경비 비중은 31.5%(5조 8755억원)에 그쳤다.

지난 5월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등록금환불을 위한 온라인행동 교육부총공 선포 기자회견에서 대학생들이 정부를 향해 등록금 환불을 외치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코로나19로 드러난 등록금 제도의 민낯


등록금 반환에 반대하는 대학들의 주장이 틀린 것은 아니다. 실제로 원격 수업을 진행하면서 서버를 증설한 대학이 대다수고 캠퍼스 출입통제를 위해 인력이 투입되면서 추가 비용이 들었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 셈범에서 한가지가 빠졌다고 주장한다. 바로 상품의 변화다. 그 동안 대학들은 높은 장학금 제도의 근거로 자신들은 공급자, 학생들은 소비자라는 원칙을 들어왔다.

고등교육도 상품이라고 봤을 때 이를 누리고 소비하는 비용은 학생이 지불해야 한다는 인식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제대로된 수업이 제공되지 않은 만큼 그 비용은 공급자인 대학에서 책임져야한다는 것이다. 참고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원격수업을 실시하는 학생들 중 수업이 매우 혹은 대체로 만족한다고 답변한 비율은 6.8%에 불과했다.

이런 식이라면 1학기 등록금은 사이버대학 수준으로 깎아야 한다는 주장도 이에 근거한다. 아울러 등록금 반환 운동은 대학에게 역할을 다했는지 묻는데서부터 출발한다. 단순히 강의를 신청하고 학점을 따는 것만이 대학이 아니라 캠퍼스에서 학생과 교수, 학생과 학생이 상호 작용을 포함해 시설 이용과 대학에서 향유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등록금에 책정됐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실기와 실습이 주인 학과들의 학생들의 반발은 더 심하다. 대면 수업이 사실상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실험실습비 등 차등 등록금 책정의 근거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반면, 대학의 입장은 다르다. 대학들은 그간 인건비·시설유지비 등 고정 비용이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으며 Δ유학생 감소 Δ캠퍼스 방역 Δ원격수업 인프라 구축 Δ기숙사·식당 등 시설 미운영 등에 따른 대학의 재정 악화로 등록금을 반환할 여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대학들은 학교의 곳간이 계속해서 비어가고 있다고 강조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소비자 물가지수를 반영한 2018년 사립대학 실질등록금은 2011년보다 11.8% 인하됐다고 밝혔다.

또한 물가상승률을 반영했을때 2011년 대비 2017년 사립대학 학부 등록금 수입은 11.1%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학생들이 지적하는 것이 바로 대학 재정시스템의 투명화다. 불투명한 재정의 민낯을 공개해 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고 또 어떻게 구조조정을 할지 함께 고민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를 취재한 결과에 따르면 이같은 공개 요청에 응하는 대학은 없는 상황이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 등 참석자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등록금 반환, 추경 반영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높은 등록금 의존율…정부는 책임이 없나


대학 재정 부담의 원칙은 학생에만 있지 않다. 학교법인도 전입금을 내야할 의무가 있다. 사립대학을 설치하고 경영하는 학교법인은 관련 법령에 따라 교지, 교사, 교원, 수익용기본재산 등을 확보하고 대학운영경비를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서울지역 대규모 사립대 12곳의 법인전입금 비율은 2.9%였다. 이외 사립대학 법인전입금 비율도 4.1%에 불과했다.

반면 서울지역 대규모 사립대 주요 재정수입을 보면 등록금 비중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2013년 28%대에 불과했던 등록금 수입 비중은 2018년 30%대를 넘어섰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매년 등록금 인상을 동결하는 역할만 할 뿐 적극적인 감독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등록금 반환 운동에도 정부는 역할론에 선을 긋고 있다. 이번 추경에 관련 예산을 반영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실제로 국민여론도 추경을 통해서 등록금 반환을 지원하면 안된다는 인식이 강하다. 다만, 여기서 한가지 되짚어봐야할 점은 경제살리기라는 명목으로 추경에 편성한 예산 역시 사기업에 지원된다는 것이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사기업에 지원하려는 기업안정기금도 대한민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사안도 교육부가 회피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해결책 모색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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