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현재 대한민국은 유튜버 전성시대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과 함께 1인 미디어의 활성화로 미디어 생태계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연예인에서부터 유명 정치인, 스포츠인, 기업인은 물론이고 일반인도 유튜브 시장에 뛰어 들고 있다. 덕분에 하루에도 수십, 수백만개의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수많은 콘텐츠가 모두 사랑받고 살아남는 것은 아니다. [내손 안에 B.TV]는 수많은 콘텐츠 중 화제의 유튜브 채널을 소개하는 코너다. 게임, 음악, 언어, 법률 등 전문 분야외에도 자신만의 창의적인 콘텐츠로 시청자들 앞에 나선 인기 유튜버들을 만나본다.

<프로이직러 장성규의 워크맨>

지난 4월 장성규는 JTBC를 떠나 프리랜스(이하 프리)를 선언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장성규의 성공을 장담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았다. 프리를 선언하기 전 ‘아는 형님’ 등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입담을 뽐내긴 했지만 존재는 미미했다. 그러나 현재 그는 ‘선넘규’라는 캐릭터로 전성기를 맞고 있다. 고정 출연 중인 프로그램만 7개. 누가 뭐라 고해도 2019년은 장성규의 해임이 틀림없다. 다양한 활동 속에서도 단연 눈에 들어오는 행보는 유튜브 콘텐츠 ‘워크맨’ 출연이다.

‘워크맨’은 JTBC 산하 디지털채널 ‘스튜디오 룰루랄라’ 유튜브 채널에서 한 코너로 시작했다. ‘세상 모든 JOB것을 리뷰한다’는 목표를 갖고 시작한 프로그램은, 장성규가 각종 직종을 하루 동안 아르바이트(이하 알바)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현재까지 영화관, 워터파크, 야구장, PC방, 놀이동산, 술집, 항공사 등 다양한 직종의 리얼한 근무환경 리뷰와 그 직종에 종사하는 직원, 손님 등을 상대로 진솔하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10분 이내의 영상으로 녹아내고 있다.

‘워크맨’은 2019년판 ‘체험삶의 현장’으로 보면 이해가 쉽다. 그러나 20여 전 방송과는 비교불가의 분위기를 내고 있다. 재기발랄한 편집과 빠른 진행, 선을 넘나드는 일명 ‘저세상 드립’. 영상을 본 시청자들을 열광했고, ‘워크맨’을 단독채널로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구독자의 뜨거운 성원에 ‘워크맨’은 지난 7월 단독 채널로 오픈했다.

사진=유튜브 체널 '워크맨' 캡처.
사진=유튜브 체널 '워크맨' 캡처.

단독채널로 편성된 ‘워크맨’의 인기는 독보적이다. ‘워크맨’은 채널 오픈 35일만에 100만 구독자를 넘겼다. 이어 지난 9월에는 200만 구독자를 넘겼고, 8일 현재 기준으로 구독자수는 289만이다. 구독자 300만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업로드 된 영상의 조회수 역시 놀라운 수준이다. ‘워크맨’은 일주일에 한편씩 업로드 되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4일 ‘JOB 것들이 제일로 원했던 장성규의 고생길. 일하다가 오줌 쌀 뻔한 아파트 건설현장 일용직 리뷰’라는 영상은 8일 현재 502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해당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안전교육까지 받은 장성규는 본격적으로 건설현장에 투입돼 하루 종일 시멘트와 타일을 옮기고, 아프트 옥상에서 선배들의 일까지 도우며 건설일용직의 무시무시함을 온몸으로 체험했다. 이날 방송은 재미뿐만 아니라 감동도 녹아냈다. 한 현장 선배는 ‘가장 보람을 느낄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 “한달 월급으로 가족들 먹여 살릴 때”, ‘번 돈을 어떻게 쓰냐’는 질문에는 “한 푼도 안 쓰고 가족들에게 준다”고 대답했다. 가족을 위해 묵묵히 일하는 우리네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사진=유튜브 체널 '워크맨' 캡처.
사진=유튜브 체널 '워크맨' 캡처.

‘워크맨’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영상은 ‘에버랜드 아르바이트 리뷰 1편’이다. 지난 8월 16일 올라온 이 영상은 40여일만인 지난달 26일 1000만 조회수를 돌파했다. 당시 장성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첫 천만뷰 영상 탄생. 우리나라 인구의 20%가 본거네. 신기하다 #워크맨 #에버랜드 #천만관객”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영상의 가장 큰 재미는 장성규의 ‘미친 드립’, ‘제 세상 드립’이다. 아슬아슬 선을 넘나드는 그의 멘트에 시청자들을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여기 에버랜드 직원도 한몫했다. 특히 ‘아마존 익스프레스’에서 근무한 지 2년째라는 윤주현(26)씨는 장성규 못지않은 어마어마한 텐션을 보였다. 영상에서 장성규는 윤씨에게 “개인적으로 친해지고 싶다”며 전화번호를 묻기도 했다. 쉴 새 없이 터지는 애드리브와 현란한 춤사위를 본 시청자들은 ‘구독’과 ‘좋아요’를 눌렀다. 이 영상의 ‘좋아요’는 현재 16만건이 넘는다.

‘워크맨’의 성공의 일등공신은 메인 MC 장성규임이 틀림없다. 유트브를 즐기는 10~30대는 장성규표 ‘드립’에 열광했다. 근본을 알 수 없는 말장난 ‘드립’부터, 유튜브에서만 가능한 다소 수위가 높은 ‘드립’까지 과감하고 거침없었다. 여기에 ‘사이다’ 발언도 화제다. 일반 직장인들이나 알바생들은 직장에서 자신의 심정을 드러내기가 쉬지 않다. 그러나 ‘선넘규’는 1일 알바라는 장점을 이용해 선배(직장상사)에게 당당하게 자신의 요구사항을 말하거나, 직업의 장단점을 속 시원하게 털어놓고 있다.

사진=유튜브 채널 '워크맨' 캡처.
사진=유튜브 채널 '워크맨' 캡처.

지난 7월 ‘역대급 가족같은 분위기. 머리카락 대신 목 날아갈 뻔 한 미용실 알바 리뷰’편에서 장성규는 한 손님이 염색을 준비하다 갑자기 염색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하자 “왜 이렇게 변덕이 심하냐”고 말했다. 또 예약 시간보다 일찍 와서 기다리는 손님에게는 “손님이 잘못하셨네요”라고 뼈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워크맨’의 가장 큰 볼거리 중 하나는 ‘B급 감성’을 잘 표현한 센스 있는 자막과 빠른 전개의 편집이다. 장성규가 밑도 끝도 없는 말장난이나 헛소리를 하면 가차 없이 편집하거나, 말을 자른다. 자막도 기존 방송사에서는 볼수 없는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장성규의 콧구멍이나 입을 ‘ㅇ’으로 사용하고 욕설에는 ‘삐’처리나 무음이 아닌 “이러시면 안됩니다” 등의 멘트를 넣어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워크맨’은 지난 8월 유튜브 본사로부터 ‘실버버튼’을 선물로 받았다. 이어 9월에는 ‘골드버튼’을 받았다. 유튜브는 구독자수 10만명 이상인 크리에이터에게 실버 버튼을 100만 이상이면 골드 버튼을 준다.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는 ‘워크맨’이 천만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해 ‘다이아몬드 버튼’을 받는 날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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