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문학공원이 출간한 해 지는 것은 달 기다리는 까닭이다 표지. 도서출판 문학공원 제공.
도서출판 문학공원이 출간한 해 지는 것은 달 기다리는 까닭이다 표지. 도서출판 문학공원 제공.

[블로그뉴스=옥지원 기자] 제주도에서 여성풍수지리가로 활동하는 안선진 시인의 사화집 ‘해 지는 것은 달 기다리는 까닭이다’가 출간됐다.

시인은 자연과 사람을 동일선상에 놓는다. 그에 있어 사람은 자연을 관장하고 관리하는 만물의 영장이 아니라 인간도 자연의 일부로 자연과 함께 살아가야만 하는 존재다.

인간은 자연에서 나고 자연으로 돌아간다. 결코 고사리를 뜯거나 돌을 주워오지 않는다. 꽃게를 잡지도 물고기를 낚시하지도 않는다. 시에 나타난 주된 사상은 에콜로지즘이다. 그녀의 아름다운 자연을 사진을 찍고 자연의 마음을 사람들에게 전할 뿐 인간이 자연을 훼손하고 파낼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시 속에 함축돼 있다.

사람들은 자연에게는 마음도 뜻도 없는 줄 안다. 그것은 매우 심각한 오류다. 자연에게는 존재의 마음뿐 아니라 해체의 마음도 있으며 성장하려는 청년의 마음뿐 아니라 늙음을 인정하는 노인의 마음도 있다. 꽃을 피우려는 아름다운 마음과 자신을 나누려는 나눔의 마음도 있다. 그런 자연의 마음을 시인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결코 꽃을 꺾거나 나무에게 철사를 휘감아 분재를 감상하며 자연의 고통을 즐기지 않는다.

따라서 시인에게는 결코 죽은 것도 없고 결코 무생물도 없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은 살아서 움직인다. 학교 수업에서는 사물을 생물과 무생물로 놓는다. 그러나 시인의 시에는 모든 것이 생물이다.

김순진 문학평론가는 “안선진 시인에게는 모든 것이 동사다. 모든 것이 제 역할에 충실하고 활발히 움직인다. 그래서 그는 ‘한다, 먹는다, 간다’ 같은 동사를 씀에 있어서 자주 기본형을 쓴다. 즉 ‘하다, 먹다, 가다’와 같이 쓰는데 그것은 사물의 존재, 자연의 존재가 소멸의 존재가 아니라 현재진행의 존재라는 것을 암시하기 위함이 아닌가라고 판단한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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