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 기대선 여자 표지. 풍석문학재단 제공.
허공에 기대선 여자 표지. 풍석문학재단 제공.

[블로그뉴스=옥지원 기자] 조선 유일의 여성 실학자인 빙허각 이 씨의 생애와 업적, 사랑과 비애를 그린 소설 ‘허공에 기대선 여자 빙허각’이 출간됐다.

빙허각은 기댈 빙憑, 허공 허憑, 집 각憑으로 직역하면 ‘허공에 기대선 여자’라는 뜻이다.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자주적인 삶을 개척하겠다는 의미다.

조선에서 가장 뛰어난 학문적 성취를 보임으로써 학문적 절정에 도달했던 빙허각은 백성들의 삶을 바꾸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백성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백과사전의 편찬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 결과 빙허각은 한글로 된 최초의 여성 백과사전 ‘규합총서’를 집필했다. 그 당시 여성의 책임으로 된 생활을 전반으로 다루고 있으며 무엇보다 한글로 쓰여 한문을 잘 모르던 여성을 주 독자층으로 하고 있음을 명확히 하고 있다. 외에도 ‘청규박물지’와 ‘빙허각시선’ 등 문학적 성취도 남기고 있다.

빙허각의 학문적 성취는 불행히도 수많은 자식들의 연이은 죽음 속에서 이뤄진다. 아이들의 죽음 앞에 슬픔을 견디지 못한 빙허각은 여러 차례에 걸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하고, 그때마다 남편 서유본의 사랑이 그녀를 살려낸다.

작가 곽미경은 “현대의 많은 것들이 그 뿌리를 이 시대에 두고 있기에 잊혀진 시대의 정서나 지혜, 살아가는 모습을 소설을 통해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겨울 잘 알려지지 않았던 빙허각이라는 한 여인의 삶과 성취, 사랑과 비애가 독자들의 가슴을 얼마나 뜨겁게 달아오르게 할 수 있을지, 그 처절함 속 강인함으로부터 독자들은 또 한 해를 살아가는 힘을 얼마나 얻을 수 있을지. 소설은 나왔고 남은 것은 독자들의 몫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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