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과 호국평화의 정수 칠곡 영오리마을

입구를 지키고 있는 수령 250년 된 느티나무가 전통문화역사를 간직한 영오리 마을의 고즈넉함을 더한다. 칠곡군 제공.
입구를 지키고 있는 수령 250년 된 느티나무가 전통문화역사를 간직한 영오리 마을의 고즈넉함을 더한다. 칠곡군 제공.

[블로그뉴스=정수영 기자] 도심 속 화려한 불빛이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여행의 묘미인 여유와 낭만이 가득하다. 전통과 역사, 문화가 있어 더욱 흥미롭다. 지는 석양을 뒤로하고 돌아서는 객에게 시원한 물 한 모금 내어주는 고향 같은 인심은 덤이다. 그래서 숨겨진 명소가 산재한 농촌마을로의 여행길은 늘 발길이 가볍다. 

경북 칠곡은 인문학과 호국평화의 정수를 느끼며 다양한 볼거리를 만끽할 수 있다. 그 속에서도 ‘영오리 마을’. 다소 낯설게 느껴지지만 경북도와 경산시가 주최한 ‘2015 경북도 마을이야기 박람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숨겨진 보물 같은 곳이다.

칠곡군이 추구하고 있는 인문학은 `소박한 농촌문화`에서 인문학을 찾아 복원하고 미래성장동력의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주요 관광지에 왜관철교 탐방과 신라고찰 송림사의 이야기를 덧붙여 ‘인문학여행 코스’를 개발,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칠곡은 6.25전쟁 당시 시산혈하(屍山血河)의 격전지로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대한민국을 구한 호국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값진 승리의 영광만큼 전쟁의 상흔 또한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전쟁의 아픔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호국평화, 인문학, 평생학습이 발달했고 유명한 인물들을 배출하고 있다.

마을의 역사와 함께한 우물이 아직도 보존되어 있다. 칠곡군 제공.

여기에다 고려황제 광종이 마시고 그의 속병을 낫게 했다는 동명면 도덕암 어정수를 비롯해 북삼읍에 자리한 솟는 샘물 용천수, 시원한 경치를 자랑하는 낙동강, 방벽 가산산성 아래로 흐르는 드무실 청정계곡 등 수많은 관광자원이 있다.

10월이면 ‘칠곡 인문학축제’가 천왕제 축제와 함께 영오리 마을에서 열린다. 

영오리오동풍물단이 ‘영오리천왕제’에 앞서 신명나는 풍물공연을 펼치고 있다. 칠곡군 제공.
영오리오동풍물단이 ‘영오리천왕제’에 앞서 신명나는 풍물공연을 펼치고 있다. 칠곡군 제공.

전통 역사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도 많다.

먼저 경북 지역 초기 천주교회인 가실성당(경북유형문화재 제348호)이 있다. 지난 1895년 지어졌으며, 현재는 대구대교구 소속이다. 과거 ‘낙산성당’으로 불리다가 지난 2005년 가실(佳室)이라는 마을의 본래 이름을 되살리면서 성당 이름도 고쳐 부르게 됐다. '가실'이란 마을의 본래 이름이기도 하지만 아름다운 집을 뜻한다.

조선 후기 양반 주택의 면모를 살펴보고 싶다면 경수당(敬守堂·경북문화재자료 제583호)을 들러보자. 

이곳은 조선 중기의 유학자 석담(石潭) 이윤우(李潤雨)가 거처했다. 총 2644㎡ 대지에 一자형의 대문간채, 사랑채, 안채 그리고 광채가 동향으로 나란히 병렬 배치되어 있어 조선 후기 영남 내륙지방 양반 주택의 공간 구성과 주(住) 생활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집 뒤 동산에는 500여 년 된 고목이 있어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대문채 앞에 벽진 이씨 후석파 재실인 영모헌(永慕軒)이 있다.

이밖에 역사문화 탐방지로 1651년(효종 2) 유학자 정구(鄭毬)가 일생동안 학업을 닦았던 사양 서당(泗陽書堂·경북문화재 제117호)과 선사시대 거석문화를 느낄 수 있는 ‘신동입석(경북기념물 제29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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